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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대교 야시장 [명절 교통 대란은 저리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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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aree 2017. 9. 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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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2 토요일 저녁 7시 

반포대교 야시장 [명절 교통 대란은 저리 가라!]

저녁 7시에 출발은 완벽한 패착이었다. 

우리는 토요일 저녁 반포 야시장을 너무 얕잡아봤다. 집에서 주말 예능 프로그램을 보겠다는 아이들을 겨우겨우 윽박지르다시피 해서 데리고 나왔다. 목적지는 반포대교 야시장. 항상 주말 저녁이 되면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이제 나잇살을 먹었다고 그러는 건지 참, 어이가 없다. 그래 봐야 10살. 평일엔 TV를 보여주지 않아서 그런지 주말만 되면 저녁에 포진된 예능 프로그램을 보겠다는 아이들과 실갱이가 벌어진다. 무한도전, 런닝맨, 아는 형님, 삼시 세끼, 효리네 민박이 아이들의 머릿속 메모리 칩에서 줄줄줄 이어진다. 기억력이 3초밖에 안 되는 아들놈도 이놈의 예능 프로그램은 줄줄 꿰고 있다. 

가기 싫다던 아이들을 꼬여 킥보드를 싣고 출발했다. 집에서 반포대교까지 거리는 7km라고 내비게이션 화면에 나온다. 걸리는 시간은 27분. 이 정도면 양호하다. 우면 터널을 나와 직진만 하면 되는 짧은 거리다.

그러나...... 
머리의 뚜껑이 열리기 시작한 것은 우면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몇 분 채 안 돼서였다. 
빨간 불빛이 길게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는 길바닥이 차고 꽉 찼다. 내비게이션의 도착 소요 시간은 점점 늘어나 47분을 가리킨다. 그래도 저 언덕만 넘어가면 뚫리겠지 하는 마음에 브레이크를 밟고, 밟으며 참아본다. 역시나 성질 급한 사람들은 왼쪽,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출몰한다. 그 좁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와 차선 변경하는 사람들. 이쪽에서 서면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천만의 말씀. 도대체 이 많은 차가 어딜 가려고 이곳을 주차장으로 만들었을까? 점점 더 열 받기 시작한다. 혹시 전부 야시장에 가려고 하는 건 아닌지. 반포대교까지 남은 거리는 고작 3km다. 벌써 시간이 흘러 집에서 나온 지 1시간이 지났다. 3km만 더 가면 되는데. 자동차 뒤에서 나오는 빨간 불빛은 끊어질 낌새가 없다. 

1시간 15분....
1시간 30분....
1시간 45분.....
.......

내비게이션의 남은 거리는 2.x km. 몇백 미터도 전진하지 못했다. 이제는 아이들도 참기 힘든지 언제 도착하느냐고 아우성이다. 도로에 갇힌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려 끝말 잊기를 해보지만, 전진하지 못하는 차 안의 답답한 공기는 더 뿌옇게 차오른다. 

2시간....

드디어 잠수교와 반포대교 이정표가 보인다. 남은 거리 680m. 잠수교 아래로만 들어가면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이다. 아이들에게도 "이제 다 왔으니까 조금만 참으면 돼" "고지가 바로 앞이야." 몇 번이나 돌아가려고 마음먹었던 마음이 얼마 안 남은 거리로 안심이 되었다. 저 밑으로 들어가서 좌회전만 하면 주차장으로 갈 수 있다는 마음에 설레기 시작했다. 

그런데.....
잠수교 밑으로 내려가서 좌회전을 하라는 내비게이션의 알림을 무시해야 했다. 야시장 행렬의 차가 많다 보니 교통경찰이 통제하면서 좌회전 금지 사인을 보낸다. 이런!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우회전을 하란다. 할 수 없이 우회전해서 잠수교를 거슬러 올라가는데 반대편 차선은 이미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반포 한강공원 주차장으로 가려는 차들의 행렬을 보니 힘이 쭉 빠진다. 유턴해서 다시 줄을 서야 한다. 이대로 집으로 가고픈 생각이 머리 꼭대기까지 차올랐다.
  
2시간 15분....
2시간 30분....
2시간 45분.....

드디어 주차장 차단봉이 올라가고 주차장을 몇 바퀴 돌아서야 차를 댈 수 있었다. 
장장 7km 직선 구간을 오는데 2시간 45분이 걸렸다. 명절 귀향길은 그래도 부모·형제를 만나기 위해 참는다지만, 고작 야시장 한번 보자고 이 고생을 해야 하는 건지. 울화가 치밀었다. 그냥 시원한 저녁 강바람이나 쐬자고 했던 기분은 너덜너덜해지고 짜증만 가득 차는 주말 밤.

야시장 입구



저녁 먹을 시간이 훌쩍 지난 10시.

모두 허기져 먹는 게 우선이다. 야시장 구경은 둘째치고 무조건 먹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 야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앞에 있는 새우와 스테이크를 같이 볶은 메뉴를 선택. 다른 메뉴를 고를 시간이 없다. 이미 영업이 끝났다는 sold out 판대기가 걸린 트럭이 나타났다. 11시까지 영업이니 이미 끝날 시간이 임박한 시간. 무조건 음식이 떨어지기 전에 줄을 서야 한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를 여유는 없다. 다행히 젊은이 두 명이 요리하는 첫 번째 트럭에서 두 개 주문을 했다. 

잘 생긴 청년 둘이 요리

불쇼는 서비스



오른쪽 노란 지붕은 액세서리 코너



두 개로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 와이프도 잽싸게 다른 트럭으로 가서 줄 서서 볶음 우동 두 그릇 주문 완료. 밴치에 앉아서 내가 주문한 스테이크로 대충 허기진 배를 채우며 볶음 우동이 나오길 기다렸다. 


간장 볶음 우동, 고추장 볶음 우동

우리나라 음식은 간장이 됐건 고추장이 됐건 맵기는 마찬가지. 그나마 덜 매운 간장 볶음 우동을 애들에게 줬다. 맵다고 난리를 떠는 아들내미. 
볶음 우동 맛있음.


음료수를 파는 트럭이 없다!

물을 사야 하는데 매점은 멀리 있고 주스를 파는 트럭은 이 많은 트럭 중 단 두 대. 역시나 줄이 길다. 사람들은 다 똑같다. 먹은 뒤에는 무언가 마셔야 한다는 것. 음식을 파는 트럭보다 기다리는 사람이 더 많다. 열불 나는데 모기까지 기승을 부린다. 여기저기 뜯겨 간지럽고, 긁어 부어오른다.



물이 급하게 필요한 사람은 이곳에 정수기가 있으니 물병만 가져가 부탁하면 귀한 물을 얻을 수 있다.


야시장 액세서리 코너



오밤중에 뱃놀이

저녁 12시가 가까운 시간에도 운영하는 뱃놀이. 이 시간에도 꽤 많은 사람이 배를 타며 소리를 지른다.


반포대교 야시장 주말 저녁은 피해라

반포대교 밤도깨비 야시장은 특히 주말 저녁에는 가지 말아야 할 곳이다. 도로에서 몇 시간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말리지 않겠다. 굳이 주말에 가야 한다면 낮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절대 저녁 6, 7시에 출발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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