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을 걸으며 얻는 신체적 자유와 정신적 자유. 걷는 아저씨, 27일
걷기는 내게 두 가지 자유를 주었다. 아침부터 내리쬐는 땡볕은 정말 뜨겁다. 조금이라도 그늘이 드리워진 곳이 있다면 돌아가는 길이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게 양재천 곳곳을 샅샅이 훑으며 걸어간다. 따라서 걷는 길이는 늘어나고 시간은 더 걸린다. 따가운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서 이 정도 불편함쯤은 일도 아니다. 피부 보호 차원에서 양재천 돌다리를 여러 번 건너서 나무가 있는 그늘 길로 들어간다. 참으로 번거로운 아침 출근길이다. 버스를 타거나 자동차로 최대한 시간을 절약하며 출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궁색 맞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고단하고 느린 길이 좋아지려고 한다. 신체적 자유와 정신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이 길이 좋아서다.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에 내 몸을 맡기면 내 몸이 움직일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일상/하루하루
2019. 6. 10.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