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아저씨, 5일 째
양재천에서 이쁜 단어를 줍다. 양재천에서 이쁜 단어를 주었다. 걷다 보면 눈에 담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몸이 먼저 반사작용을 일으켜 시선이 돌아간다. 그것은 바로 봄의 꽃과 나무 때문이다. 걷다가 유난히 힘든 날이 있다.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몸에서 이상한 신호를 내보낸다. 무겁다. 무언가 어제와 다르다. 더 힘들게 느껴지는 날. 길가에 화사하게 핀 이름 모를 꽃이 나의 속도를 점점 늦춘다. 내가 본격적으로 걷기라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 길바닥의 꽃은 그냥 꽃이었다. 다시 말해 눈길 한 번 주고 지나치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들의 존재에 질문하지 않았다. 가수 양희은이 후배를 만나면 꼭 하던 말. "네 이름은 뭐니?" 나는 그렇게 묻지 않았다. 내게는 이름 모를 꽃에 불과했다. 부지불식간에 ..
일상/하루하루
2019. 4. 29.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