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슬럼프
몽골에서 우리나라에 일하러 노동자들이 몰려오던 시기가 있었다. 그들이 한국에서 제일 힘든 점이 먼 곳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에서 살던 사람들, 눈을 가로막는 게 없어서 멀리까지 바라보던 그들에게 빌딩으로 둘러싸여 혹은 산들에 가로막혀 앞이 가려진 풍경은 고통이었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그렇게 무섭다. 습(習)이 인간의 본질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오래 반복해서 습이 되어버리면 그게 곧 나의 업(業)이 된다. 벗어나기 어렵다. 인간에게는 뇌가 있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인간은 궁리를 할 줄 안다. 슬럼프가 아무리 대단해도 그걸 이기려는 인간의 의지보다 강하지는 않다.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내가 해야 할 역할에 집중하다 보면 슬럼프는 ..
글쓰기/키보드 필사
2019. 4. 9.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