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바람맞으며
5월의 바람맞으며 백발을 멋들어지게 뽐내던 벚나무. 이제는 하얀 새치 하나 찾아볼 수 없게 녹색으로 물들인 아줌마 파마머리 같다. 가지마다 풍성하게 매달린 푸른 녹색 이파리들은 중력에 못 이겨 땅으로 파고들려 한다. 걷다가 잠시 그 아래 벤치에 앉았다. 바람이 분다. 처음엔 간지럽히는 바람 같더니 이내 커다란 파도 물결로 변해 내 몸 전부를 휘감는다. 어울렁 더울렁 치는 파도처럼 옆구리를 치는 바람에서도 울퉁불퉁 굴곡이 느껴진다. 다시 바람이 나를 때린다. 저 멀리 서 있는 벚나무의 녹색 이파리들 바람 때문에 나른한 봄날의 오후 낮잠을 망치고 소리가 들려온다. 솨르르 솨르르 이파리들을 깨우는 바람 그 모습 멍하니 바라보다가 저절로 옛 기억 속으로 한걸음. 봄바람을 맞으니 옛 일이 떠오른다. 오래전 일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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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4.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