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년과 할머니
전생의 인연 5월의 장마라 할 만큼 요 몇 주 우산을 펼치는 날이 잦아졌다.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 보면 전생에서 무수한 인연을 맺었을 법한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전생에 셀 수 없는 인연을 쌓아야 현생에서 한 번 그냥 스친다는데, 내 앞이나 옆 또는 뒤로 한 번의 스침을 뒤로한 채 만나지 못하는 무수한 사람들. 매일 아침 이런 인연들을 멀뚱하니 쳐다본다. 아침부터 쏟아붓는 굵직한 빗발. 우산을 써도 튀는 빗물에 청바지와 신발은 축축. 조금이라도 피해보려고 아직 열지 않은 식당의 차양막 아래에 서 있다. 길바닥 위로 여섯 계단 올라간 곳에 식당 입구가 있다. 평지보다 높은 곳에 올라서서 바라보면 잠시나마 전망대라도 올라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나도 모르게 그들도 모르게 지나치는 사람들 속에 ..
갸리365일
2018. 5. 18.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