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출금
예금 출금 오늘 아침에도 현금 단말기 앞에 섰다. 단말기 화면에 표시된 버튼 열두 개 중 내가 누르는 버튼은 단 두 개뿐이다. '예금 출금' 또는 '신용카드' 버튼. 카드를 밀어 넣고 항상 똑같은 동작이 시작된다. 마치 공장 로봇 팔이 정확한 위치에 부품을 꽂아 넣듯이 한 치에 오차도 없이 '예금 출금' 버튼을 누른다. 단말기에 표시된 '입금' 버튼을 눌러본 기억이 언제인가 생각해봤더니 중학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 아빠나 친척 어른들에게 용돈 받아서 은행에 가서 눌러봤던 기억이 유일하다. 그 뒤로 내가 은행에서 입금 버튼을 누르는 날은 거의 없었다. 이틀이나 삼일 간격을 두고 아침마다 은행의 단말기 앞에 선다. 점심값으로 딱 2만 원. 단말기 화면에 나타난 버튼을 열 번도 안 되는 클릭으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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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26.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