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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로움의 탈출구 '효리네 민박'

아소사잡

by gyaree 2017. 8. 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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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일출봉


저 푸른 초원 위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 년 살고 싶어’ 


남진의 대표곡 ‘님과 함께’는 첫 구절부터 도시를 벗어나라고 나에게 주문하는 소리로 들린다. 병들고 지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허름한 집이라도 좋으니 사랑하는 그대와 평온하게 살자는 이야기다. 남진의 바로 이 첫 구절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대한민국 자연주의 연예인 이효리. 지금의 젊은 청년들은 님과 함께의 첫 구절을 처음 듣는 이도 있을 것이고, 노래방을 좋아하는 청년이라면 아마도 한 번쯤은 불러봤음 직한 ‘저 푸른 초원 위에’. 하지만 대부분 듣보잡이라 예상한다.


저 가사 첫 구절은 그야말로 이상적인 이야기의 끝판이다. 대한민국 코딱지만 한 땅덩어리에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이라’ 한 번 그림을 그려보자. 푸른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드넓은 초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화에서나 나올만한 입이 떡 벌어지는 이쁜 집은 분명 아파트는 아니다. 아마도 한국인이 선호하는 북유럽풍의 통나무로 지어진 2, 3층 정도의 멋진 집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한 백 년을 같이 살아갈 님이 있어야 한다. 


제주도 정말 다시 가보고 싶은 곳 _ 다희원




좁은 한국 땅에서 그나마 드넓은 초원이라 할 만한 곳은 제주도 정도이지 않을까. 제주도 내륙으로 들어가면 아직은 개발되지 않은 울창한 나무숲과 초원이 있으니 노래의 가사와도 어울린다. 다음은 그림 같은 집이다. 이런 집을 짓기 위해서 제일 먼저 땅이 있어야 한다. 제주도의 땅값은 이효리 전후로 나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그녀가 터를 잡고 슬슬 땅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결혼 전 땅을 구매 후 현재 10배 이상 올랐으니 지금은 웬만한 자본이 없는 사람은 언감생심 그림의 떡이 됐다. 효리네 민박에서 보듯 이효리의 집은 딱 봐도 휴양지에 있는 대형 펜션 크기만 해 “와! 크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노래 첫 구절에 딱 어울리는 ‘그림 같은 집’의 완성 체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삼박자 중 제일 중요한 우리 님은 그녀의 남편.


푸른 초원의 첫 박자인 땅이 있고, 그림 같은 북유럽풍의 이층집인 두 박자, 마지막 예술하는 님(이상순)인 삼박자를 제대로 갖춘 효리네가 완성됐다. 이효리가 혹시 가수 남진의 ‘님과 함께’를 제일 좋아하고 동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


드디어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 년 살고 싶어’ 누구나가 꿈꾸는 이상이 효리에겐 현실이 됐다. 그러면 이효리는 왜 도시를 벗어났을까?



‘권태’



나는 21년 차 직장인. 철이 들기 시작해 살다 보니 권태로움이라는 단어가 수도 없이 내 몸에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첫 직장에 들어가서는 눈코 뜰 새 없이 정신이 나갈 정도의 바쁜 하루하루에도 권태감은 있었던 것 같다. 싫증이 났다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열심히는 일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월급과 열악한 업무 환경에 이른 나이에 빨리 권태가 찾아왔다. 권태감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회사 생활이라고 찾아오지 않는 법은 없다. 겉은 화려하게 포장돼 대한민국 톱스타의 꽃길을 걸었던 그녀. 어떤 연예인보다 숨 쉴 틈 없는 바쁜 젊은 날을 보냈다는 것은 TV를 보는 우리도 알고 있는 사실. 개인 프라이버시가 없는 따분한 생활은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채워지지 않고 똑같이 반복되는 생활에 권태로움을 느꼈을 거로 생각한다. 그녀와 분야는 달라도 한 회사에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하루하루 느끼는 권태로움은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이런 권태에서 벗어나려 귀농을 생각하기도 하고, 이직하기도 하며,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기도 한다.


자 그럼 도시를 벗어나면 권태로움이 사라질까?


일제 강점기의 모던보이로 불리던 그 유명한 ‘날개’의 주인공 이상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병에 걸린 이상은 요양하러 시골로 내려간다. 식민시대 도시 생활의 권태로움에 지쳐있던 젊은이에게 권태를 벗어나고자 자유로움이 필요했다. 시골로 간 그에게 푸르른 녹색과 한없는 여유로움이 한때는 즐겁게 다가왔다. 시골이라는 것이 사람이 적다 보니 누구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집안 속속들이 그 집 사정을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된다. 도시엔 많은 사람이 있어도 굳이 그들과 관계를 맺거나 할 필요가 없었던 자유가 있었다면, 인적이 드문 시골에선 그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만의 자유를 즐긴다는 것은 이상한 존재로 취급받을 수밖에 없다. 자유를 갈망해 찾은 시골이 오히려 자유를 억압하고 상쾌했던 푸르른 나무도 매일매일 똑같이 느껴지고 만다. 도시 생활에 익숙했던 그에게 시골의 한가로움은 서서히 권태감으로 변해갔다. 


이상이 시골 속에서 느낀 권태가 지금의 효리네 민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방송에서 이효리가 유재석에게 “오빠 나 좀 서울로 데리고 가”라고 웃으며 했던 대사가 기억난다. 웃으며 얼버무린 그 대사가 사실은 시골 생활에 지친 효리의 진짜 속마음이었지 않았을까? 이효리는 누가 보더라도 대표적인 귀농의 워너비 모델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 년 살고 싶어’를 몸소 실천했으니. 모두가 꿈에 그리던 유유자적한 삶. 넓은 정원에서 강아지와 고양이가 아무 데나 널브러져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평온 그 자체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놀고 싶으면 놀고, 슬로 인생살이. 도시에 사는 나는 그 모습이 한없이 부럽고 부럽고 부럽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




그런데, 이효리도 시골의 목가적인 삶에 조금은 권태가 찾아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껴진다. 누구보다도 화려한 스타 생활을 했던 그녀도 지금은 서울이 그리워진 것이 아닐까. 한적한 시골에서 사랑하는 님과 같이 살고 있지만, 화려했던 서울의 향기가 그리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귀농한 사람들도 그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도 서울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극장이 그리울 거며, 조금만 가면 있는 마트나 백화점, 쇼핑몰 또한 그리움으로 다가올 것 같다. 자유를 찾아 떠난 새로운 터전의 삶이 마냥 즐겁고 흥겨운 나날의 연속이라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도시를 떠나 그리웠던 사람의 향기를 찾으려 효리네 민박의 회장인 효리는 다시 도시 사람을 만나 반가워한다. 효리가 느낀 시골의 권태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다시 새로운 활력이 되는 것이 아닐까. 

푸른하늘과 녹색이 충만한 초원




매일 같은 시간 9시 반 출근해서 내 자리에 덩그러니 아무렇게나 돌아가 있는 의자를 바로 세우고 앉는다. 모니터의 전원 단추를 누르고 화면이 켜지는 시간은 단 2~3초. 화면이 켜지면 바로 메일 체크. 중요한 메일이 없으면 조그만 스테인리스 컵에 봉지 아메리카노를 찢어 부어 넣고 정수기가 있는 화장실 옆으로 간다. 이렇게 똑같은 나의 하루는 시작한다. 이런 권태로움을 느낀 지는 이미 오래. 스타도 유명인도 그렇다고 부자도 아닌 나의 일상은 봉다리 아메리카노 홀짝홀짝 들이킨 뒤, 화장실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에 커피 자국이 묻은 컵 안으로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을 찔러 넣어 대충 씻어내는 어제 같은 하루를 시작할 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 년 살고 싶어’ 


언젠가는 ‘효리네 민박’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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