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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책소개/소설

by gyaree 2017. 8. 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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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나는 기계가 만든 청결한 식품을 가지런히 늘어놓는다. 신상품인 명란 치즈는 한가운데에 두 줄로, 그 옆에는 가게에서 제일 잘 팔리는 참치 마요네즈를 두 줄로, 별로 팔리지 않는 가쓰오부시(가라앵이포) 주먹밥은 구석에. 속도가 승부를 가르므로, 머리는 거의 쓰지 않고 내 안에 배어 있는 규칙이 육체에 지시를 내리고 있다.

마찬가지 내가 일하는 곳에서도 오랜 시간 똑같은 일의 반복반복이다. 머리로 생각하는 작업보다 늘 그랬듯이 손은 그저 사각형 모니터 안에서 마우스를 움직일 뿐. 사각형 모니터 밖을 벗어날 수 없다. 



내가 언제까지 취직하지 않고, 집요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같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계속하자 부모님은 점점 불안해진 모양이었지만, 그 무렵에는 이미 때가 늦어 있었다.

왜 편의점이 아니면 안 되는지, 평범한 직장에 취직하면 왜 안 되는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완벽한 매뉴얼이 있어서 '점원'이 될 수는 있어도, 매뉴얼 밖에서는 어떻게 하면 보통 인간이 될 수 있는지, 여전히 전혀 모르는 채 였다.

부모님은 좀 무른 편이어서 언제까지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나를 그냥 지켜봐주고 있다. 20대 시절엔 죄송한 마음에 일단 취업 활동에 뛰어들어본 적도 있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밖에 없는 나는 서류 심사를 통과한 경우는 벼로 없고, 면접 단계까지 가더라도 왜 몇 년 동안이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비전도 없고 돈도 벌리지 않는 이곳에서 시간은 흘러 흘러 '실장'이란 직함은 얻었지만, 밖의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일을 할 용기는 없다. 20년 넘은 익숙해진 두꺼운 갑옷을 벗어 던지기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처음 만나는 매뉴얼이 있는 세상으로 뛰쳐나갈 때가 다가온 것 같다.   




"고맙습니다!"

접객 용어를 제창하고, 차림새를 점검하고, "어서 오십시오!" 하고 말하면서 한 사람씩 문밖으로 나간다. 두 사람에 이어 나도 뒷방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이 순간이 아주 좋다. 나 자신 속에 '아침'이라는 시간이 운반되어 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밖에서 사람이 들어오는 차임벨 소리가 교회 종소리로 들린다. 문을 열면 빛의 상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언제가 계속 돌아가는, 확고하게 정상적인 세계. 나는 빛으로 가득 찬 이 상자 속 세계를 믿고 있다.


아침 출근해 싸구려 아메리카노 봉지 커피를 뜯어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컵이 넘칠 정도로 부어, 끄트머리가 찢겨나간 커피 봉지로 "휘이 휘이" 시커먼 커피를 휘젓는, 이 순간이 아주 좋다. 나 자신 속에 그래도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시하라 씨는 이따금 말을 틀리면서 빠른 말씨로 계속 지껄이고 있다.

"이 가게는 정말이지 밑바닥 인생들뿐이에요. 편의점은 어디나 그렇지만, 남편의 수입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주부, 이렇다 할 장래 설계도 없는 프리터, 대학생도 가정교사 같은 수지맞는 아르바이트는 할 수 없는 밑바닥 대학생뿐이고, 나머지는 일본으로 돈 벌로 온 외국인이죠. 정말로 밑바닥 인생뿐이에요."

우리집도 나 혼자만의 수입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혼자 벌어 산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시대다. 조그마한 중소기업에 2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 시라하가 말하는 '밑바닥' 인생과 크게 다를바 없다. 이렇다 할 장래 설계도 없은 프리터처럼 집 한 칸 없이 빚만 차곡차곡 쌓여 하루하루 "이대로 늙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한 마음만 있다. 문득 일본에 막노동으로 돈 벌러 간 외삼촌이 떠오른다. 그 인생도 밑바닥 인생인가?



가게에서 쫓겨난 시라하 씨의 모습이 떠오른다. 다음은 내 차례일까?

정상 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그런가? 그래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치지 않으면 정상인 사람들에게 삭제된다.

가족이 왜 그렇게 나를 고쳐주려고 하는지, 겨우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 시대에 타인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산다는 것. 남이 보기에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람. 이들은 무리에서 떨어지게 된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보통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 후루쿠라의 본심은 변하지 않아도 남이 보기에 평범한 사람인 듯 연기해야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의 변화가 생기고 변화의 필요성을 직감한다.



"모두가 보조를 맞춰야만 하는 거죠. 30대 중반인데 왜 아직도 아르바이트를 하는가. 왜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가. 성행위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태연히 물어봅니다. '창녀와 관계한 건 포함시키지 말고요.' 하는 말까지 웃으면서 태연히 하죠, 그놈들은. 나는 누구한테도 폐를 끼치고 있지 않은데, 단지 소수파라는 이유만으로 다들 내 인생을 간단히 강간해버려요."



"후루쿠라 씨도 좀 더 자각하는 편이 좋아요. 분명히 말하면 당신도 밑바닥 중의 밑바닥이고, 이제 자궁도 노화되었을 테고, 성욕 처리에 쓸 만한 외모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남자 못지 않게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기는 커녕 정식 사원도 아닌 알바생. 분명히 말해서 무리가 보기에는 짐일 뿐이에요. 인간쓰레기죠."

"그렇군요. 하지만 나는 편의점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일 할 수 없어요. 일단 해보려고 한 적은 있지만, 편의점 점원이라는 가면밖에 쓸 수 없었어요. 그러니까 거기에 대해 불평을 하면 곤란해요."

"그래서 현대는 기능 부전 세상인 겁니다. 사는 방식의 다양성이니 뭐니 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말을 지껄이고 있지만, 결국 조몬시대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요. 자녀를 적게 낳는 추세가 진행되어 점점 더 조몬시대로 회귀하고 있어요. 살기가 괴로운 정도가 아니라, 무리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살아 있는 것을 규탄받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고요."

시라하 씨는 실컷 나한테 독설을 퍼붓다가 이번에는 세상에 대해 분노를 드러내고 있었다. 어느 쪽에 화를 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닥치는 대로, 눈에 들어오는 건 뭐든 말로 두들겨 패고 있을 뿐인 듯했다. 


16년을 편의점 한 곳에서만 일 한 후루쿠라. 나이 서른여섯의 노처녀. 정직원도 아닌 아르바이트로. 편의점 점원이라는 가면밖에는 쓸 수 없던 그녀. 그래서 이 생활에 불만을 가지면 안 된다고 한다. 나도 지금 있는 곳에서 18년을 일했다. 지금도 그러고 있고. 중간에 몇 번 다른 곳으로 이직해야 한다는 와이프의 조언은 묵살한 채. 이곳이 나의 전부인 양 생각했다. 이 변하지 않는 두꺼운 거북이 등껍질 같은 갑옷을 너무 오래 걸치고 있다. 그 무게에 짓눌려 빠져나올 수 없는 두려움 때문에 다른 일을 해보려고 애를 쓴다. 비전 없는 20년 밑바닥 인생에서 계단 하나 오르는 것이 참으로 힘들고 무겁다. 이런 인생살이에 '닥치는 대로, 눈에 들어오는 건 뭐든 말로 두들겨 패는' 시라하의 심정으로 세상에 대해 욕설과 분노만 날릴뿐. 


  

"그건 괴로운 일이죠."

"당신 자궁도 무리의 소유예요. 쓸모가 없으니까 거들떠보지 않을 뿐이죠. 나는 평생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 누구한테도 간섭받지 않고, 그냥 숨을 쉬고 싶어요. 그것만 바라고 있습니다."

시라하 씨는 기도하듯 두 손을 모았다.

나는 시라하 씨의 존재가 나한테 유익한지 어떤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머니도 여동생도 그리고 나도 고쳐지지 않은 나에게 지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변화가 찾아온다면 좋든 나쁘든 지금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일흔여덟인 나의 아버지는 평생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인생을 살고 있다. 자신의 손으로 돈을 벌어본 일이 없다. 남이 주는 밥만 먹고, 엄마가 벌어 온 돈을 몰래 훔쳐 나가 도박을 하거나, 집안에 있는 귀금속은 모조리 가져다 팔아먹었다. 일평생을 가족에게 들러붙어 폐만 끼치는 쓰레기 같은 인생이라는 말을 들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는 평생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라는 시라하의 대사에서 나의 아버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가족과 자신조차 고치지 못했던 자신에게 지치기 시작하는 후루쿠라. 이제는 조금씩 변화를 바라고 있다. 그 변화로 인해 좋은 결과가 나올지 나쁜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결과가 두려워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비겁함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삶의 태도에 변화를 주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나는 사기꾼을 사기꾼인 줄 알면서 집에 들인 듯한 기분으로 시라하 씨를 집에 놓아두기 시작했지만, 뜻밖에도 시라하 씨 말이 맞았다.

집에 시라하 씨가 있으면 편리하다. 그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동생 다음으로 시라하 씨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미호네 집에 모였을 때였다. 모두 모여 케이크를 먹을 때 나는 집에 시라하 씨가 있다고 지나가는 말처럼 했다.

후루쿠라는 자기 집안으로 애완동물을 들이듯 세상에 불만으로 가득 찬 거지나 다름없는 시라하를 들여놓는다. 자기 또래의 남성을 아무 두려움 없이 끌어드리는 후루쿠라는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다. 편의점 점원 모두가 싫어하고 혐오하는 인물. 무리에 속하지 못하는 시라하와 동질감을 느낀다. '어떻게 저런 남자를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들여놓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시라하라는 남자를 집안으로 들이고 편리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 남자 생물이 아닌, 집안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처럼 여긴다. 일상적인 남녀가 동거하는 그림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 아마도 그를 통해 보통의 사람들이라 일컬어지는 세계에 포함되려고 하는 것 같다.   



다들 내가 비로소 진정한 '한패'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쪽에 잘 왔어, 하고 모두 나를 환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나는 모두에게 '저쪽' 인간이었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는 것을 "아, 그렇구나!" 하고 스가와라 씨 말투로 맞장구를 치고 시원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 있었다.

서른여섯 일생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며 번듯한 직장과 연애 경험 한번 없었던 후루쿠라. 시라하를 집으로 들이고 비로소 '저쪽' 인간에서 '한패'가 되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부정도 긍정도 아닌 감정을 보인다. 자신의 변화로 이제는 그들에게 '저쪽' 인간이 아닌, 진정 '한패'가 되었을까?    


 

투안 군은 점점 점원이 아니게 되어간다. 모두 제복을 입고 전과 똑같이 일하고 있지만, 전보다도 더 점원이 아닌듯한 느낌이 든다.

손님들만은 변함없이 가게에 오고, '점원'으로서의 나를 필요로 해준다. 나와 같은 세포라고 여겼던 사람들이 모두 차츰 '무리의 수컷과 암컷'이 되어가고 있는 불쾌감 속에서 손님들만은 나를 계속 점원으로 있게 해주었다.

시라하와의 관계가 들통나고 편의점 인간들은 후루쿠라를 그들과 같은 인간으로 대한다. 그동안 매뉴얼로만 움직이고 부속품으로 생각했던 편안했던 생활에 불쾌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남자와 동거를 한다는 이유로 그들과 같은 부류의 '정상 인간' 으로 넣으려 하는 행동이 거북하고 싫다. 오로지 편의점을 찾아오는 손님들만이 그녀를 점원으로 대한다. 더 이상 이곳은 그녀가 있을 곳이 아니게 된다.



시라하 씨는 흥분한 태도로 나의 두 어깨를 움켜잡았다.

"후루쿠라 씨, 당신은 운이 좋아요. 처녀에다 독신에다 편의점 알바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당신이 내 덕분에 기혼자 사회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당신이 처녀가 아니라고 생각할 테고, 주위에서 보기에 정상적인 인간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게 모든 사람이 가장 기꺼이 받아들이는 당신의 모습이에요. 잘됐어요!"

자신과 같이 있으면 정상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시라하. 모든 사람이 평범하게 바라보는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시라하 또한 정상에서 벗어난 사회 부적응자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이 후루쿠라에 빌붙어 있으므로 해서 그녀가 정상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괴변을 뱉어낸다. 그것도 일반적인 남녀 관계가 아닌, 동물처럼 사육되는 처지에 놓인 그의 상황은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요! 또 놀러 오세요!"

"그래, 손님으로 언제든지 와. 시라하 씨와 함께 와. 치즈 프랑크를 한턱낼게."

이즈미 씨와 스가와라 씨도 나를 축복하며 웃고 있었다.

나는 모두의 뇌가 상상하는 보통 사람의 모습이 되어간다.

모두의 축복이 기분 나빴지만, "고맙습니다" 하고만 말했다.

저녁에 근무하는 여자들한테도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아직 밝았지만, 편의점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보다도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점원이 아닌 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빛나는 하얀 수조 같은 가게에 가볍게 인사를 하고 지하철역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16년간 일했던 편의점을 그만두고 나오는 그녀에게 모두의 축복이 이어진다. 그런데 그 축복이 반갑거나 기쁘지 않다. 모두가 생각하는 '보통 사람의 모습'이 되어가는 것이 싫은 것이다. 편의점 점원 아닌, 보통의 인간으로서 살아가려는 도전을 해보지만, 앞길이 캄캄하다. 강렬한 햇빛보다도 더 밝게 느껴졌던 편의점을 떠나는 후루쿠라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래도 나는 물러나지 않았다.

"몸속에 편의점의 '목소리'가 흘러들어 와서 멈추질 않아요. 나는 이 목소리를 듣기 위해 태어났어요."


"무슨....."

시라하 씨가 겁먹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그에게 여유를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

"이제 깨달았어요. 나는 인간인 것 이상으로 편의점 점원이에요. 인간으로서는 비뚤어져 있어도, 먹고살 수 없어서 결국 길가에 쓰러져 죽어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내 모든 세포가 편의점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요."

시라하 씨는 말없이 쭈글쭈글 구겨진 얼굴로 내 손목을 잡고 면접장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

"미쳤군. 그런 생물을 세상은 용납하지 않아. 무리의 규정에 어긋난다고! 모든 사람한테 박해당하고 외로운 인생을 보낼 뿐이야. 그보다 나를 위해 일하는 편이 훨씬 나아. 그래야 다들 안심하고 납득해. 그게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생활 방식이야."

"나는 함께 갈 수 없어요. 나는 편의점 점원이라는 동물이에요. 그 본능을 배반할 수는 없어요."

"그런 건 용납이 안 돼!"

나는 등을 곧게 펴고, '맹세의 말'을 할 때처럼 시라하 씨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

"아니, 누구에게 용납이 안 되어도 나는 편의점 점원이에요. 인간인 나에게는 어쩌면 시라하 씨가 있는 게 더 유리하고, 가족도 친구도 안심하고 납득할지 모르죠."


면접장을 뛰쳐나와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간 후루쿠라. 그곳에서 예전의 편의점에 있었을 때의 '점원'으로서의 몸이 반응함을 느낀다. 행동하지 않으려 해도 본능적으로 손이 상품 진열대로 먼저 가고, 흐트러진 상품들을 정리한다. 그러면서 기쁨을 느끼고, 인간인 것 이상으로 자신은 '점원'이라 생각한다.  시라하와 함께 '보통 사람'의 길을 포기하고 다시 편의점의 점원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타인이 보기에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고,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인생을 산다고 해서 욕하거나 경멸해서는 안 된다. 작가는 사회에는 평범한 일원으로 소속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인생을 사는 사람도 있고, 그 모습이 조금 이상하고 그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인간'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고방식에 오히려 "인간인 것 이상으로 편의점 점원"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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