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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은 외계인?

글쓰기/자유롭게 마구 쓰기

by gyaree 2018. 12. 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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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의 야생화를 듣고 있다. 아니, 보고 있다.


박효신이 운다.


여자들도 따라서 눈물을 흘린다.


하물며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노래는 언어를 넘어선 무엇.


사람의 감정을 건드려 동기화시킨다.




노래의 클라이맥스가 치달을 때 그녀들의 두 손은 입가를 가린다. 동공은 크게 열리고 몰입의 단계에 다다른다.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심취한 단계가 몰입이라면, 지금은 아마도 몇 단계 위쯤이 아닐까. 눈, 코, 입, 손, 머리, 감정을 드러내는 모든 기관이 일순간 정지한다. 노래가 끝나도 가슴속 깊이 스며든 여운은 가시지 않고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손뼉을 치기도,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정지화면이 된 듯,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기도, 깊은 탄식에 말을 이을 수 없다.




이 영상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 하나.


외계인.


뜬금없지만 외계인이 떠올랐다.




영화에서 나오는 외계인은 대부분 지구 정복에 목적이 있다. 지구인이 선이라면 그들은 악의 한 축이다. 그리고 그들의 압도적인 과학 기술력은 지구의 모든 인간이 힘을 합해도 따라갈 수 없다. UFO 영상만 보더라도 그들의 기술력은 충분히 상상이 된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지구의 어떤 비행체보다도 뛰어난 성능이라는 것. UFO가 어디에서 왔을지는 누구도 알 길 없다. 추측컨대 지구와 가까운 곳에 있는 행성은 아닐 것이다. 지금의 지구 기술로도 얼 억사천만 킬로나 떨어진 화성에 탐사선을 보낼 정도이므로. 지구 가까운 곳에 외계인이 거주했다면 아마도 지구는 벌써 점령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그런데도 영화 속 외계인은 지구 정복에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유튜브에서 박효신의 노래를 듣는 외국인을 보고 있자니 외계인이 지구의 음악을 분석한다면 충분히 정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를 모르는 많은 외국인이 국가와 민족 언어를 떠나서 빠져드는 그림을 만약에 외계인이 본다면 어떨까? 그들도 유튜브를 보고 있다면? 아마도 그들은 압도적인 과학 기술력을 무기로 쓰지 않고 지구의 음악을 분석하지 않을까. 멀게는 모차르트를 분석하거나 베토벤의 교향곡을 연구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함께 슬퍼하며 감동하고 동화하고 빠져든다. 이 작은 나라의 가수가 부르는 노래에. 마찬가지 우리가 비틀스의 렛잇비나 퀸의 보해미안 랩소디에 빠져드는 것처럼. 문자와 언어와 말은 사람들의 마음을 짧은 순간에 쉽사리 잡아매지 못한다. 내가 모르는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그들의 정서를 깊숙이 파고들기 어렵다.


 


그러나, 음악, 노래는 다르다.




국가와 인종이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인다. 물리적인 거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의 세상에서는 장벽이 없다. 몇 천 킬로 떨어진 곳에서도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함께 즐기고 웃고 감동받아 눈물 흘리는 세상이다. 





만약에

만약에 말이다

외계인이 박효신이나 비욘세나 비틀스나 마이클 잭슨처럼 노래하고 춤을 춘다면. 


과연 이 지구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영화 맨 인 블랙이 그나마 지구인의 모습으로 분장해 유명한 가수가 외계인이었다는 사실을 엿보여준다. 하지만 음악으로 지구 정복을 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인간을 일순간 한 줌의 재로 만들어버리는 타노스(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의 무지막지한 장갑은 더는 필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폭력은 저항을 만들기 때문이다. 정복당하지 않기 위해 인간은 투쟁하며 싸운다. 그런데 사람의 감정을 후벼 파는 음악과 노래로 무장한다면 인간은 쉽게 그들에게 동화될지도. 자연스럽게 추종하는 무리가 생겨나고 그들의 언어를 배우려고 하므로. 알아서 그들의 존재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외계인의 존재는 우리보다 압도적으로 묘사돼왔다. 인간은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고 어디서도 인간보다 허약한 외계인은 본 기억이 많지 않다. 그래도 지구는 언제나 정복당하지 않게 영화 속에서 그려졌다. 약한 인간이 버텨내고 이기는 스토리. 그것이 모든 지구인의 관점이라도 되는 양. 행성 하나쯤은 손쉽게 파괴할 수 있는 영화 속 외계인. 정말 무서운 건 그들의 과학 기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구 밖 먼 곳에서 지구인을 동화시킬 수 있는 음악과 노래로 무장해 쳐들어 오는 날. 그 날이 지구 정복이 시작하는 날이 되지 않을까.  




박효신을 비롯해 우리에게 감동과 여운을 주는 지구 상의 가수들은 외계인일지도.....


우리는 이미 점령당하고 있다.


감히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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