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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사 아저씨를 화나게 하는 것

갸리365일

by gyaree 2017. 7. 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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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체 운전자들 정말 짜증 난다.


운전 중 얌체 운전자들 때문에 욕 한 번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손들어보자.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몇백 미터 줄 서 있는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진입로 바로 앞에서 끼어드는 운전자, 방향등도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드는 운전자, 좋지도 않은 차로 칼치기하는 운전자 등등.. 정말 화가 끓어올라 머리 뚜껑이 열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얌체족은 도로 위에만 있지 않다. 동네 주차장만 보더라도 주차할 공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진입로에 주차시키는 운전자, 장애인 주차공간에 교묘하게 걸쳐서 주차하는 운전자, 이런 차의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욕이 한 바가지 싸질러 주고 싶다.


다른 사람보다 나는 빨리 가야 해서 약간의 얌체 짓은 괜찮다고 생각해 요리조리 교통법을 무시하고 달려보지만, 결국엔 그렇게 달려봐야 바로 내 옆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많다. 그런 얌체 운전을 해봤자 내차보다 빨리 가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도로 사정과 자동차 보유 대수를 보면 금방 이해할 텐데. 성질이 급한 사람들은 그래도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오늘 아침.

탄천을 건너기 전 어느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앞에 내가 탄 버스가 서 있었다. 출발하려고 서서히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기사 아저씨. 버스는 앞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버스 왼쪽에서 휭~ 하는 소리가 나더니 버스 바로 앞에서 90도 방향을 틀어 오른쪽 아파트 단지로 쏙 들어가는 검은색 승용차. 거의 부딪힐 뻔한 찰나 버스 기사 아저씨는 브레이크를 황급히 밟았다. 이렇게 대형차 앞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로 큰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운전 수칙이다.


아저씨의 뒷모습만 봐도 상당히 놀라 당황스러워 씩씩대는 기색이 역력하다. 상황으로 봐서는 바로 문을 열고 뛰쳐나가 한판 뜰 분위기다. 그래도 착한 버스 기사 아저씨의 입에서는 욕 한마디 나오지 않는다. 아저씨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단지 경적을 울리는 소심한 복수밖에 없다. ‘빵 빵 빵’ 여러 차례 얌체 승용차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려고 눌러보지만, 승용차에 탄 얌체 운전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비상등이라도 몇 번 깜빡여서 최소한 미안하다는 표시는 해야 하는 것이 예의거늘. 정말 싸가지 없는 인격의 운전자. 이제는 나까지 화가 날 지경이다. 버스에 탄 승객들 때문에 내려서 따지지도 못하는 처지의 버스 기사 아저씨. 그냥 한동안 정차해서 경적만 연신 눌러본다. 경적만 누를 것이 아니라 버스 기사 아저씨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그 얌체 승용차 뒷 꽁무니를 박아 짓이겨 줬으면 하는 바람, 나라도 멱살을 잡고 싸대기를 날리고 싶은 욕망이 끓어오르는 아침이다.        


안전 불감증에 걸린 이런 얌체 운전자들은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이 많은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만든다는 인식이 없는 것 같다. 최악의 경우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운전대만 잡으면 성급해지는 얌체족들 앞에 성실한 운전자들의 피해보상 청구서를 날리고 싶다.


이런 일을 당하는 버스 기사 아저씨는 사고 유발자와 승객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게 될 것 같다. 버스에 탄 승객을 무시하고 바깥으로 나가 한판 싸움을 벌일 것인지, 아니면 억울하고 분하지만, 승객들을 위해 참고 운전대를 잡을 것인지. 참 쉽지 않은 순간의 결정을 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빠듯한 아침 출근 시간에 승객들의 귀중한 시간을 뺏을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속으로는 천불이 나고 열불이 나지만, 버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잘 참아준 기사 아저씨의 참을성에 박수를 보낸다. 


“이보시게 얌체 운전자들! 언젠가는 당신에게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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