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끝나고
여행이 끝나고 집에 들어오니 하루가 끝나기 직전이다. 저녁 9시 20분에 제주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한 시간이면 김포공항에 도착하는데, 집으로 돌아오니 시곗바늘이 12시 근처에 와있다. 나는 여행에서 돌아오면 핸드폰에 고이 간직한 여행지의 사진을 꺼내 본다. 그런데 작은 화면은 답답하다. 티브이를 켠다. 핸드폰에 담은 사진 한쪽 귀퉁이에 전송 아이콘을 누르면 큰 티브이 화면으로 옮겨간다. 그 느낌은 정말로 다르다. 광활한 대지를 보는 것처럼 가슴이 뻥 뚫린다. 한 장 한 장 소중히 담아낸 순간들. 정확한 타이밍이 어긋나 눈꺼풀이 감긴 사진이 있는가 하면, 생각지도 않은 순간을 잡아낸 사진도 있다. 의도하고 찍은 것도 아닌데 찰나의 순간을 잡아낸 작은 렌즈가 기특하기만 하다. 어정쩡한 표정을 담은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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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7.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