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라인의 굴욕
저 멀리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올라타는 모습이 보인다. 어젯밤 내린 눈은 아침에 기온이 더 떨어져 길바닥의 보도블록을 얼음판으로 만들고, 특히 정류장까지 가는 통로는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라서 더 꽁꽁 얼어붙었다. 저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면 뛰어야 하는데 미끌미끌한 길을 뛰어야 할지 말지 순간 갈등이 일어난다. 저 버스를 놓치면 오늘처럼 어깨까지 오그라들고 온몸이 경직되는 추위에 벌벌 떨며 2~30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다른 노선버스는 자주 오는 편인데 유독 내가 타는 버스만 배차 간격이 들쭉날쭉. 내가 버스에 앉아서 가느냐 서서 가느냐는 나와 버스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버스의 뒷문과 내가 서 있는 위치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 9할 5푼 이상은 편안히 앉아서 갈 수 있다. ..
갸리365일
2017. 7. 12.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