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찍는다
퇴근길 석촌역 사거리. 오랜 기간 지하철 공사의 여파로 인도가 없어진 지 오래. 아직도 교차로 바닥은 직사각형 철판으로 덮여 있다. 철판 사이사이로 공사 중인 땅바닥 아래가 드문드문 보인다. 교차로 횡단보도 근처에는 족히 건물 5층 높이는 돼 보이는 커다란 크레인 서너 개가 철근을 나른다. 그 바로 아래에서 안전모를 쓴 아저씨 홀로 통행하는 사람들에게 비켜가라는 신호를 보낸다. 혹시나 저 기다란 철근이 내 머리를 때리지나 않을까 횡단보도 앞에 서 있어도 크레인으로 시선이 꽂힌다. 내가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기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안전모를 쓴 아저씨의 사인만 가지고는 믿음이 안 가 내 시선이 그쪽으로 향해 있는 것이 마음 편하다. 저녁 6시 45분. 아직은 한참 더울 때라 겨울 하늘처럼 컴컴하지 ..
갸리365일
2017. 8. 24.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