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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안도현]

글쓰기/키보드 필사

by gyaree 2018. 3. 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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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안도현]


징하다, 목련 만개한 것 바라보는 일
이 세상에 와서 여자들과 나눈 사랑이라는 것 중에
두근거리지 않은 것은 사랑이 아니었으니

두 눈이 퉁퉁 부은
애인은 울지 말아라

절반쯤만, 우리 가진 것 절반쯤만 열어놓고
우리는 여기 머무를 일이다

흐득흐득 세월은 가는 것이니


절반쯤만 열어놓고 사랑을 해야 합니다. 만약 가진 것 모두를 열어놓고 사랑한다면, 가슴은 그 사랑으로 가득 차다 못해 터져버립니다. 목련은 온통 가슴을 열어놓고 사랑했기에 활짝 피었다가, 그토록 한꺼번에 져버리는 것이지요. 그렇게 목련이 지고 나면, 와장창, 세월은 가버립니다.

- 그대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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