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하얀 새치 하나 찾아볼 수 없게 녹색으로 물들인 아줌마 파마머리 같다.
가지마다 풍성하게 매달린 푸른 녹색 이파리들은
중력에 못 이겨 땅으로 파고들려 한다.
걷다가 잠시 그 아래 벤치에 앉았다.
바람이 분다.
처음엔 간지럽히는 바람 같더니
이내 커다란 파도 물결로 변해 내 몸 전부를 휘감는다.
어울렁 더울렁 치는 파도처럼 옆구리를 치는 바람에서도 울퉁불퉁 굴곡이 느껴진다.
다시 바람이 나를 때린다.
저 멀리 서 있는 벚나무의 녹색 이파리들
바람 때문에 나른한 봄날의 오후 낮잠을 망치고
소리가 들려온다.
솨르르 솨르르 이파리들을 깨우는 바람
그 모습 멍하니 바라보다가 저절로 옛 기억 속으로 한걸음.
봄바람을 맞으니 옛 일이 떠오른다.
오래전 일본의 어느 공원에서 보았던 벚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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