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아저씨, 8일
하늘이 내 우산을 빼앗으려고 해 하늘과 비와 나그네 며칠 걷다 보니 걷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생각. 오늘 날씨 괜찮나. 미세먼지는 없는지, 비 소식은 없는지. 걷기 위한 외부 조건을 체크한다. 이 두 가지가 걷기를 방해하는 장애물이라서. 매일 날이 밝았으면 좋겠고 하늘에 미세먼지가 없으면 좋겠고 우산이 필요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잦아드는 아침이다. 회사까지 두 시간 넘게 걸어야 하므로 비가 내리거나 먼지가 많은 날은 이 도시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아니 대한민국 전체가. 내가 걷는 두 시간 동안만이라도 맑고 깨끗한 날씨를 기대하는 건 너무 탐욕일까. 하루 종일 비가 내려도 좋지만 딱 내 두 시간만 맑기를 바라는 마음. 역시 자연이 내 마음을 알 리 없다. 자기들..
일상/하루하루
2019. 5. 3. 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