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고분 / 늦봄
벚나무의 하얀 꽃잎이 떨어지면 푸르른 이파리가 자라난다. 오월의 늦봄이 오면 이게 벚나무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풍성한 이파리를 뽐내는데.
백제고분 / 한여름
한여름 뜨거운 땡볕에 벚나무 그늘 숲으로 숨으면 시원하다. 잠시 벤치 그늘에 앉아 흘린 땀이 마를 때까지 땡볕을 피할 수 있는 곳. 백제 고분의 벚나무는 여름에는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여름에는 더위에 지친 몸을 시원하게 해준다.
터벅터벅 걷다 보면 어느새 봄이었다가 여름이었다가 가을이 왔다. 누군가 옆에서 '지금 가을이야'라고 말하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다.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려 위를 바라보면 봄과 여름에서 보지 못했던 색깔이 드러난다. 하늘은 변함없이 푸르르고. 하늘에서 한 단계 시선을 떨구면 벚나무가 눈에 걸리는데 비로소 가을이라는 걸. 그렇게 붉은색은 속삭인다. 붉은 이파리 아래 앉아 가을볕을 쬐고 있는 할머니의 빨간색 외투는 더 빨갛게 보인다. 무심코 걸으며 가을을 느낀다. 가을이 와서 가을을 아는 것이 아닌 나무를 보며 가을을 안다.
백제고분 / 가을
백제고분 / 가을
201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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