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읽을 거 최고의 작품을 읽어라!
책 한 권 완독하고 나면 다음 책은 어떤 것을 고를까.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된다. 읽었던 책이 재미있었으면 그 저자의 다른 책을 찾아서 읽기도 한다. 아니면 팟캐스트에서 추천하는 책을 고를 때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인터넷에서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책을 고르거나. 나의 책 읽기는 이처럼 두서없다. 그냥 되는대로 잡히는 대로 마구잡이식 독서다.
내가 책 한 권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오일에서 칠일 정도다. 지금 이게 나의 최선이고 가장 효율이 높은 독서 방식이다. 책 한 권 읽는 데 뭐 그렇게 오래 걸리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한 가지다. 나는 게으른 독서를 즐긴다. 누구처럼 앉은자리에서 줄곧 다섯 시간을 책을 읽었다는 둥 밤샘까지 하며 읽었다는 둥. 나는 그렇지 못하다. 책만 보면 졸리기 때문이다. 책을 펼치면 무수히 많은 검은 글자들 숲에 허덕이며 헤매고 어지러울 때도 있다. 한 곳을 오래 응시하면 졸음이 쏟아지는 느낌. 책이 그렇다. 텍스트에 초점을 맞추고 한 자 한 자 읽어나가면 이십 분만 지나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긴다. 누구처럼 앉아서 몇 시간이고 독서에 빠져보고 싶다. 정말이다. 나라는 인간은 독서와 안 맞는 인간인가?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책만 읽으면 졸리니 말이다. 책은 많이 읽고 싶은 욕심은 가득하지만, 눈과 뇌가 따라주지 않으니. 읽다가도 어느새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런 인간이 독서를 하겠다고 책을 펼친다. 나의 독서는 이렇게 진행된다.
몇 장 넘긴다. 눈꺼풀이 서서히 무거워진다. 고개가 까딱. 눈이 스르르 감긴다. 그러다 다시 눈을 뜬다. 어디까지 읽었지? 기억을 더듬어 몇 줄 위로 시선이 올라간다. 아까 읽었던 곳이다. 다시 몇 줄 아래로 내려온다. 바로 이곳이다. 내가 잠들기 전까지 읽었던 곳.
이러다 어느 세월에 좋은 작품을 읽을 수 있을까. 그러다 한줄기 에센스 문장을 발견했다. '어차피 읽을 거 최고의 작품을 읽어라!' 말 그대로다. 최고의 작품을 읽으며 그 속에서 어우러지는 문장과 단어의 조합, 구성을 느껴보라는 것이다. 인생은 유한하고 책은 무한하므로. 그리하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을 선택하기로 했다. 어렵고 내 수준에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도전해보기로.
점심 먹고 알라딘 서점으로 향했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도서관과 전자책에도 없는 책을 찾기 위해. 두 권을 구입했다. 다행히도 오래전 책이라 중고 책 가격 또한 저렴하다.
피아노 치는 여자 [엘프리데 옐리네크]
황금 물고기 [르 클레지오]
과연 최고의 작품에서 나는 무엇을 깨달을까?
2018.10.30
|
|
땅속 발자국 (0) | 2018.12.14 |
---|---|
성폭행피해 부부 자살사건 (0) | 2018.10.31 |
고양아! 춥니? (0) | 2018.10.29 |
다시 꿈 (0) | 2018.10.29 |
봄과 가을과 여름의 차이 (0) | 2018.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