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렸다.
하얀 발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딸내미가 공책에 스티커를 붙이듯이 누군가의 운동화에서 한 꺼풀씩 벗겨진 하얀 껍질들이 땅바닥에 붙어 있다. 보통은 하얀 눈 바닥 위를 도장 찍듯이 발로 눌러 움푹 페인 음각 발자국이 생기지만 아침 출근길에 만난 하얀 발자국은 반대였다.
누군가 땅 밑에서 살고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서 눈이 내린다면 아마도 저런 흔적이 남겠지. 땅 위에 사는 인간이 남긴 자국이 음각이라면 땅 밑에 사는 그 무엇이 남긴 자국은 양각이 되는 건가.
눈 내린 아침 하얀 발자국이 내 걸음을 멈추게 한다.
2018.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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