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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피해 부부 자살사건

일상/하루하루

by gyaree 2018. 10. 3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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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피해 부부 자살사건


친구의 아내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던 30대 남성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피해자 부부는 죽어서라도 복수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무고한 두 사람의 생명이 끝나고서야 대법원은 유죄 판결을 내리는데.


이런 경우 악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친구 아내를 강간한 남성일까? 

강간범을 무죄라고 했던 판사일까?


아침에 이 뉴스를 접하고 소설 하나가 떠올랐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 

5년 전 아동 유괴 살해범이었던 라쳇은 열차에 탑승했지만 그 안에서 살해당한다. 열차에 동승한 탐정 에르퀼 푸아로는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라쳇이 살해당한 원인은 작게는 복수, 크게는 권력층의 부패라는 생각이 든다. 아동 유괴 살해범의 진범이었음에도 그는 풀려났다. 사회 지도층의 비리를 알고 있던 그에게 법은 관대했다. 살해범이 버젓이 세상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법과 제도가 심판하지 못하는 인간을 복수하는 피해자의 가족. 살해당한 아이의 외할머니가 주축이 되어 열차 안에서 열두 명의 인물이 공모를 한다. 피해자의 울분과 한을 풀어주지 못하는 법에 항거하는 사람들. 살인은 정말 잘못된 것이지만 그 내막을 조금이라도 피해자 입장에서 들여다본다면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어쩔 수 없어서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 그들에게 나쁜 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명확한 악인을 심판하지 못하는 법이 과연 이런 살인자에게도 무죄를 선고할 것인가. 



성폭행 피해 부부의 자살 뉴스를 읽고 분노가 치밀었다. 

왜, 피해자가 약자가 죽어야 하지? 

정작 벌을 받고 죽어야 할 인간은 따로 있는데. 부부는 강간범에게 복수를 하려고 자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이 나라의 법 제도가 아니었을까. 소설 속에서는 진범을 살해함으로써 복수를 완성했다면, 이 부부는 스스로의 삶을 끊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억울함을 호소해도 보호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소설 속 허바드 부인과(암스트롱 부인의 어머니이자 죽은 아이의 외할머니) 우리 사회의 성폭행 피해자 남편은 '복수'를 계획했다. 둘의 목적지는 복수라는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달리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처참하고 참담할 뿐이다. 차라리 치밀한 계획을 세워 소설처럼 범인을 응징하는 모습이었다면 어땠을까. 현실과 소설 속 세상을 혼동하면 안 되지만 우리 사회가 소설보다 잔인한 부분이 있다는 걸 부인하지 못하리라. 성폭력 피해자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를 탓하는 판결. 사람을 살리는 것이 법이어야 하거늘. 재판관의 판단 하나로 사람을 죽이고 살린다면 더더욱 신중하고 냉철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제 삼 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명백하게 분노와 울분이 끓어오르는 재판 결과. 그로 인해 사람이 죽어나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지어야 하는가? 하물며 악인도 아닌 착하고 선한 사람들이라면. 부부의 죽음으로 재판 결과는 뒤집혔지만 그들에게 잘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법은 감정이 없다. 객관적인 사실과 증거만 있을 뿐이라고. 그러나 잘못된 판단은 선한 사람도 악감정을 품게 한다. 에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처럼 법이 해답을 주지 않는다면 무고했던 사람도 범죄자로 바뀔지 모를 일이다.


잘못을 뉘우쳐 깨우치도록 징계하는 일이 판사의 본분이다. 약자가 억울한 세상이 아니기를 바라며.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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